오늘밤은 과연 국왕을 위한 불꽃놀이가 펼쳐질까?

매년 5월 14일 국왕 탄생기념일 밤은 왕궁 앞에서 불꽃 놀이가 펼쳐지며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곤 했다. @world press

오늘은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의 68번째 생일날이자 국가경축일이다.

시하모니 국왕의 선친은 지난 2012년 서거한 독립의 아버지, 시하누크 국왕이며, 모친은 푸른 눈빛을 가진 모니니엇 왕비다. (불어로 ‘모니끄’(Queen Monigue) 왕비로도 불린다)

국왕의 어머니는 지난 1950년 전국미인대회 우승자 출신이다. 탁월한 미모에 불어와 영어도 능통해 국왕이 파티석상에 자랑스럽게 데리고 다니는 트로피 아내였다. 왕비는 코르시아계 프랑스인 은행가 아버지와 캄보디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큰 딸로 태어났다. 동거 끝에 1953년에 태어난 현 국왕의 외모는 부친 쪽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머리숱이 없는 대머리이지만, 눈매만큼은 어머니를 닮아 서양인에 가깝다. 키는 중간 정도지만, 외모는 미남형이다.

국왕은 현재 미혼이다. 결혼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한 때 동성연애자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사실 무근이다. 국왕에게는 과거 남자 형제가 한 명 있었다. 한 살 터울 남동생 나린드라뽕 왕자였다. 현 국왕처럼 정말 ‘훈남’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3년 프랑스 파리에서 그만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말았다. 그의 유골은 현재 실고파고다 내 작은 사리탑에 모셔져 있다.

시하모니 국왕은 어린 시절 영화광이던 부왕의 권유로 모친처럼 영화에도 자주 출연했다. 중학생이 되자 부왕의 권유로 어린 나이에 체코 프라하로 유학을 떠났다. 국왕에겐 가장 해복한 유년시절이었다. 그곳에서 국왕은 현대무용을 전공한 뒤 프랑스로 건너가 발레 교습소까지 운영했다. 그는 캄보디아 제1호 발레리노로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했다.

국왕은 70년대 부왕의 망명시절 가족들과 함께 평양에서 생활한 적도 있다. 김일성대학원에서 영화학을 전공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인연 덕에 시하모니 국왕은 우리 정부에 이해 친북성향 정치인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부왕의 서거후로는 국왕은 단 한 번도 북한을 방문한 적이 없다. 국왕은 국가원수로서 과거 이명박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기꺼이 환대하는 등 정치적, 이념적인 색채는 드러낸 적이 없다. 그러나 단, 딱 한번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 이런 저런 핑계로 북한 평양에 머물던 부모를 만나러 갔다. 당시 북한 정부를 의식한 의도적인 행동이었다.

국왕은 권좌에 오르기 전 유네스코 대사로 임명되어 공직에 잠시 머물렀을 뿐, 현실 정치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바로 이러한 성향 덕분에 이복 큰형인 라나리드 왕자를 제치고 그는 왕의 권좌에 오를 수 있었다. 물론 부왕의 강력한 추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최고 권력자인 훈센 총리의 입장에선 왕실과의 정치적 갈등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자 적임자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시하모니 국왕은 부왕인 시하누크 국왕의 간곡한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지난 2004년 10월 29일 국왕의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12년 10월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 90세의 나이로 부왕이 서거한 후로 국왕은 85세가 된 백발의 모친 모니니엇 왕비와 함께 쓸쓸히 왕궁을 지키며, 남은 생을 살아가고 있다.

캄보디아는 알려진 바와 같이 ‘입헌군주제’ 국가이다. 영문 국가명칭도 ‘Kingdom of Cambodia’다. 영국처럼 “왕이 군림은 하나 통치는 하지 못한다”. 헌법에도 분명 명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90년대 선왕의 재임 시절에는 나름 왕실의 귄위가 살아 있었고, 국왕은 중요한 고비나 순간에 중재 역할도 하며, 현실 정치도 참여하곤 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현재 이 나라 권력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시피 훈센 총리가 36년째 권력을 쥐고 있다.

외신들은 국왕을 가리켜, 권력자의 감시속에 궁 안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고독한 왕으로 묘사하곤 한다. 이 표현이 정말 맞는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국왕의 탄생일은 국가 경축일인 만큼 매년 같은 날 밤 왕궁 앞 짜토목 강가에서 탄생을 축하하는 성대한 불꽃놀이 축제가 벌어지곤 했다. 그러나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그런 축제를 즐길 분위기가 절대 아니다. 국왕도 그런 사실을 의식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과연 오늘 저녁에도 왕궁 앞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질 지 사뭇 궁금해진다. 앞으로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사그라드는 불꽃을 볼 때 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갈수록 쇠약해지고 있는 캄보디아 왕실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오늘밤 요란한 폭죽소리를 내며 불꽃이 떨어지는 모습을 아주 먼발치에서나마 보게 된다면, 아마도 그런 쓸쓸한 생각이 더 들 것만 같다.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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