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ABC (2) – LIFE Cambodia

백신에 관한 질의응답 두번째 이야기@Pharma Express

우리 교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거나 잘못 오해하고 있는 백신에 관한 내용을 질의응답방식으로 대략 풀어봤다. 오늘은 두 번째 이야기다.

캄보디아에서 백신을 맞으면 한국 입국시 14일 격리면제 가능한가?

아니다. 최근 국내 모 언론매체는 당국 “해외서 백신 접종 후 자가격리 면제…절차 마련 중”이라는 기사를 내보낸 적 있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니, 제목은 말 그대로 미끼일 뿐이었다. 절대 기사 제목에 현혹되어 오해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지 마시길 바란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예방접종 이력을 공신력 있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과 또 국가 간 상호주의 입장에서 서로 우리나라 예방접종증명서가 그 나라에서 또 인증해야 하는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나라별로 예방접종증명서를 발급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것을 확인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협의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고, 해외에서 접종했다고 해서 인정하지 않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재외동포사회의 비난을 살짝 피하기에 위해 격리면제 가능성의 여지만 남겨놓은 것일 뿐, 해외에서 백신을 접종하는 자는 격리면제가 어렵다는 기본 대원칙은 전번 발표한 내용과 다를 바 없다.

말이 어려워 이해가 힘든 분들도 계실 것으로 사료된다. 간단히 정리하면, 국가간 서로 믿을 수 있다는 상호간 믿음이 필요하며, 또한 우리가 받아주면 상대국가도 똑같이 받아주는 상호주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정부는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에서 발급한 예방접종증명서는 믿어도 캄보디아를 비롯해 개발도상국에서 발급한 접종증명서를 신뢰하기란 당장은 어렵다는 입장을 에둘러 설명한 것이다. 행간의 뜻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내 국민들의 정서도 아직까지는 외국에서 접종한 자의 격리면제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정부도 국민들의 생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국제사회에서 인증받을 수 있는 ‘백신여권’이 발급된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백신여권 발급을 두고도 국제사회에선 이견이 워낙 많아 당장 현실화되기란 불가능하다. 설령, 국내에서 승인된 아스트라제네카를 맞는다 해도 입국시 14일 격리면제는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렵다.

만약 우리 정부의 방침대로 해외에서 백신을 접종한 자에 대한 격리면제조치가 취해진다면, 미국이나 유럽 등 국내에서 승인한 백신을 접종한 현지 교민사업가들이 우선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영향력을 가진 미국동포사회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교섭중이다.

한국정부가 대사관을 통해 재외동포들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내년이라도 백신을 공급해줄 수 있을까?

현재로선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은 재외동포들에게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아래와 같이 답변한 적이 있다.

“우리 질병청은 백신의 이송ㆍ통관ㆍ보관의 문제와 외국 의료보건법 위반의 문제, 부작용 발생시 책임 문제 등을 들어 해외 체류 중인 우리 재외국민에 대해 직접 백신을 접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즉, 내년쯤 국내에서 집단면역이 이뤄져도 위의 문제 때문에 재외동포들에게 백신을 공급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내년 대선이 끝나면 혹시 상황이 바뀔지는 모르겠다.

만성 기저질환 고령자도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가?

상당히 민감한 질문이다. 이건 오로지 의학전문가들이 답해야 할 대답이다. 다만 지난 5월 11일자 중앙일보 기사 (기사제목 : ‘만성·기저질환’ 있는 고령자도 백신 접종?)에 나온 내용으로 답을 대신하고자 한다.

현장에 있는 의사들이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고령에 만성ㆍ기저질환을 앓고 있어도 백신 접종을 해도 되냐”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그럴수록 오히려 더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위험도가 일반인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연령별 코로나19 치명률을 보면 50대까지는 1%를 넘지 않았지만 60대는 1.14%, 70대는 5.9%, 80세 이상은 18.8%로 급격히 상승한다. 위중증 및 사망자 비율 역시 60대 이상이 전체의 87%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기서 일부 만성ㆍ기저질환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정부 발표를 보면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이들 대부분이 만성ㆍ기저질환 때문이라고 하는데 백신이 기존 질환을 악화시키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부분의 사망 사례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어도 나타났을 것”이라며 “백신이 기저질환을 악화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맞고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고 해도 만성질환자라서 위험도가 더 높아지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오히려 고혈압, 당뇨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감염이 잘 생기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리면 사망 위험이 매우 커진다”고 덧붙였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만성 지저질환자도 백신을 서둘러 맞는 게 낫다는 결론이다. 물론 판단은 알아서 하시길 바란다.

한인회가 보건부와 협의해서 시행중인 백신접종 맞아도 될까?

하루라도 빨리 맞는 게 낮다. 안정성과 검증문제로 기피 대상이었던 중국산 시노팜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8일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효능은 약 79%다. 그동안 나라마다 효능이 50~90%대로 천차만별이라 ‘물백신’이라는 오명도 가지고 있었다. 이로서 WHO가 승인한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총 6 종류가 되었다. 일각에선 WHO가 중국과 친해서 승인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자들도 있는데, 음모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물론,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100% 면역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뉴스를 보더라도 백신을 맞고도 걸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설령 그렇다 손치더라도 주변 내 이웃과 동료, 가족들의 감염방지를 위해서라도 기회가 된다면 백신은 하루라도 빨리 맞는 게 상책이다.

대사관에 백신접종 신청을 했는데 좀 더 기다리면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을 수 있을까?

대답은 “글쎄 올씨다”다.

오늘 상당히 많은 백신접종 신청자들이 한인회에 취소요청 글을 남겼다. 개인마다 사정이 각각 다르지만, 일부 교민들이 취소한 이유가 원했던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닌 시노팜 백신이기 때문이란다.

캄보디아 보건당국은 만 60세 이상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만 18세부터 59세 이하는 시노팜 또는 시노백을 접종하도록 기본 지침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이런 이유로 69세의 훈센총리는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았지만, 큰 아들 훈마넷 장군은 시노팜을 맞았다.

다만 이는 보건부가 정한 기본시행지침일 뿐 현재 확인 바로는 만 59세 이하 교민 중에도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은 분이 더러 계시다.

따라서 우리 교민신청자들이 그리 많지 않다고 판단되면, 캄보디아 정부가 중국산 백신 대신 여분으로 남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선심 쓰듯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건 확률상 그다지 높지 않다.

이유는 지금까지 캄보디아에 들어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32만4천회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당수 물량은 2차 접종용으로 남겨놓은 상태다. 만약 우리 국민들이 캄보디아 정부의 배려로 아스트라제네카를 맞는다면, 이것은 캄보디아 거주 다른 나라 국민들과의 형평성에서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당장 우리나라보다 지원을 많이 하는 일본대사관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 실제 조사한 결과는 아니지만 일본 국민들도 아스트라제네카를 더 선호할 것이다. 캄보디아의 외교부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간다면 이런 상황을 가정해 보건부를 말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최근 박흥경 대사는 보건부 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 국민들이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거기에 기대를 거는 교민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암튼 우리 대사관의 외교능력이 얼마나 될지는 조만간 답이 나올 것 같다.

※ 끝으로, 최근 백신접종 신청자 명단을 정리하느라 차경희 한인회 간사 등 많은 분들이 수고를 하고 계신다. 개인 사유로 중도에 접종신청을 포기한 분들이 적지 않아 이를 다시 정리하는데도 어제부터 꼬박 하루 시간을 보낸 듯 싶다. 생업도 포기한 채 오로지 교민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많은 분들께 지면으로나마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이런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 한인사회는 그래도 살만한 것 같다.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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