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나리드 왕자와 닉 분 차이의 연합 시도?

라나리드 왕자와 닉 분 차이 두사람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합을 논의중이다. @Khmer Times

노로돔 시하누크 전 국왕의 큰 아들 라나리드 왕자는 한때는 아군이었으나 적으로 바뀐 닉 분 차이 크메르국가연합당 당수와 정치적 연합을 모색 중이라는 소식이다.

영자신문〈크메르타임즈〉에 따르면, 라나리드 왕자의 이혼한 전 처인 마리 여사가 현재 프랑스에 머물고 있는 남편을 대신해 닉 분 차이와 만나, 합당 또는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당파인 푼신펙당의 당수였던 라나리드 왕자는 1997년 7월 발생한 훈센총리의 쿠데타로 제1총리직에서 쫓겨났으며, 당시 훈신펙당 산하 군부대 총사령관이었던 닉 분 차이는 총리 부대의 공격을 피해 달아났다가 체포된 후 현 정부쪽으로 전향한 인물이다.

심지어 당 내부 갈등으로 라나리드 왕자를 푼신펙당에서 쫒아내는데도 결정적인 기여를 한 적도 있는 닉 분 차이는 2015년 스스로 당을 나와 크메르국가연합당(KPNP)을 창당, 집권여당인 인민당의 2중대 역할을 자처해왔다. 사실상 무늬만 야당 지도자였다는 평가다.

닉 분 차이는 2017년 지방 선거에서 자신의 지지기반인 바탐방 지역에서 일부 의석을 얻어 나름 체면치레는 했으나, 이후 삼랭시 제1야당 총재 라인의 모 정치인과의 비밀 전화 내용이 유출되는 바람에 결국 훈센 총리의 눈 밖에 나고 말았다.

이후 그는 이미 10년 가까이 지난 마약 관련 범죄 연루 협의로 재판을 받고 수감되었고, 지난 2018년 4월 30일, 7개월간의 수감생활 끝에 건강상 이유로 조기 석방되었다.

두 당의 당수는 내년 6월 5일(일) 열릴 예정인 전국 지방선거를 앞두고 합당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합당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선전하게 되면, 이를 발판으로 그 이듬해 열리는 2023년 총선도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프랑스에서 건강치료중인 라나리드 왕자는 금년 2월 캄보디아에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현재 코로나19 강제격리문제 때문에 입국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참고로, 왕자의 한 살 위 누나는 지난해 11월 별세한 보파 데비 공주다.

왕당파당인 푼신펙당은 노로돔 시하누크 국왕이 주도해 만든 당이다. 1993년 유엔이 감독하는 총선에서 전체 120 의석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8석을 차지해, 51석을 얻는데 그친 훈센총리의 인민당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당시 양측은 모종의 합의 끝에 권력을 양분해 가져갔다.

그러나 1997년 7월 훈센총리의 군사 쿠데타로 힘의 균형이 무너진 가운데, 이듬해 열린 1998년 총선에서 푼신펙당은 43석을 차지하며 인민당에 패하고 말았다. 결국 두 당은 헌법에 따라 또 다시 연립정부를 구성했으며, 힘이 약해진 푼신펙당은 다수당인 인민당의 눈치를 보며 한집 살림을 꾸려나가야만 했다.

국민들은 나약하고 무능하기까지 한 왕당파의 이 같은 모습에 크게 실망을 금치 못했다. 그 결과 2003년에서는 푼신펙당은 26석을 얻는데 그쳤고, 이후 2008년 선거에서는 단 2석을 얻으며, 마침내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2013년과 2018년 선거에서는 단 한 석도 차지하지 못하며,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졌다.

앞서 2017년 11월 제1야당이었던 구국당(CNRP)이 헌법재판소 판결로 강제해산 당함에 따라 제1 야당이 원래 갖고 있던 55석 가운데 41석을 어부지리로 가져가기도 했다. 하지만 최악의 선택이었다. 그 바람에, 푼신펙당은 국민들과 야당지지자들의 거센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이듬해인 2018년 총선에서는 훈센총리가 이끄는 인민당이 전체 의석 125석을 모두 석권하며, 푼신펙당을 포함한 군소정당들은 완전히 몰락하고 말았다.

특히, 지난 2018년 총선은 라나리드 왕자에게는 선거 패배 아픔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비극으로 점철된 잊지 못할 한 해 였다. 유세차 이동 중 그의 새 아내인 옥 팔라 여사를 교통사고로 잃는 비극을 경험한 것이다.

당시 사고로 중상을 입어 방콕에 머물던 라나리드 왕자는 큰아들인 차끄라붓 왕자에게 당 총재직을 맡겼으나, 정치적인 경험과 능력이 부족한터라 당을 이끄는데 한계가 있다는 세간의 평이다.

그동안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던 두 야당의 정치 지도자들이 과연 내년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정치적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대다수 국민들은 그들의 정치적 연합자체를 별로 달갑지 않게 보고 있다. 또한 연대과 배신을 밥 먹듯 반복한 그들의 악연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속마음은 누가 알랴. 결국 투표함을 열어봐야만 알 수 있는 법 아니겠는가.

[박정연 기자]


Source link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